두 그루의 나무..

7년 전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와 교류를 하고 있는 스페인 까딸루니아 UGT노총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UGT의 정치활동을 궁금해 한 저의 요구로 일정에도 없던 스페인 까딸루니아사회당(PSC)을 방문, 부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PSC와 UGT와 관계를 묻는 질문에 부대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PSC라는 나무와 UGT라는 두 그루의 나무를 같이 심었고,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긴 세월 두 그루의 나무를 같이 키워오고 있다. 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이루기 위해 뿌리는 다르지만 같이 나무를 심고 함께 가꿔온 UGT와 PSC가 정말 부러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많은 시간이 걸릴 꺼야..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 예상과는 달리 그 부러움이 지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노총도 스페인의 사회당과 노총처럼 민주통합당과 함께 두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지금은 앙상하고 왜소한 두 그루가 거리도 좀 떨어져 있지만,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정성스럽게 가꾸면 뿌리가 뻗고, 가지가 풍성해져서 나무의 간격은 좁아질 것이고, 가지가 맞닿고 그 풍성한 나무 그늘 밑에 노동자, 서민들의 쉼터가 마련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김대중대통령 임기 초기에도 민주당의 제안과 비슷한 내용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실무적 검토과정에서 당 내부에 이견이 커서 그 지시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만약 그 때 그런 제안이 있었고, 한국노총이 그 제안을 받아서 노동자, 서민의 목소리가 국정에 조금 더 크게 다가갔다면, 지금처럼 사회양극화가 극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대학생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나라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1%가 사회적 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99%는 살아가는 것조차 점점 힘들어지는 그런 나라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민주통합당 강령 서문에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실현한 노동존중과 연대의 가치를 계승....” 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구가 저를 설레게 합니다.
노동자들이 해방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외쳤던 그 때의 정신, 노동자들이 정당한 요구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공익적 목소리로 인식되던 그 시대정신을 우리는 계승하기로 했습니다.
이 전문이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노동존중과 복지가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민주통합당에서 “노동이 존중되는 통일, 복지국가”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나아가아 합니다. 87년 시대정신을 계승하고 실질적 정책 시행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을 만들어 내는데 가장 앞장서야 합니다.
 
한국노총 중앙만의 고민이 아니라 산별과 지역의 고민과 지혜, 실천을 모아내고, 앞으로 조합원들의 대거 입당으로 한국노총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어야 합니다. 한국노총과 함께 한 것이 잘 한 결정이라는 것을 입증시켜주어야 합니다.
그 힘을 기초로 한국노총이 추구하는 노동이 존중되는 평등 복지 통일국가의 길로 성큼 성큼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1월 4일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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