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 국회 교섭단체 기준, 과반수와 20명
노사정 6자 대화에 대한 조선일보의 평을 보고
 
 
09.11.30 16:37 ㅣ최종 업데이트 09.11.30 16:37 김준영 (cybernojo)
 
 
 

초등학생, 유치원생 보다 못한 토론과 조선일보식의 어리광

 

조선일보가 노사정 6자회담을 취재하며, 두 번에 걸쳐 초등학생보다 못한 토론, 유치원생만도 못한 토론이었다는 기자 칼럼을 실었다. 노사정의 대표 회의를 그렇게 평가한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생 보다 못한 토론 방식이 아니라 조선일보식의 어리광을 피워보기로 했다. <관련기사 : 초등생 토론보다 못한 노사정 대화, 이젠 유치원생 토론 된 노사정위>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과 국회의원들 세비는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현재 국회의원들은 자기 활동비와 보좌관 인건비를 자신들이 만든 법에 따라 국민 세금으로 지급한다. 그 액수가 만만치 않음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러나 그 지급방식과 액수에 대해 크게 시비 걸고 싶지 않다. 국민을 위해 열심히들 일하고 계시니까......

 

정당 당직자들 임금까지 세금으로 지급하진 않으나, 정당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 또한 작은 규모가 아니다. 국회 내 보좌진과 사무국 인건비 또한 세금으로 해결한다.

 

우리 노동조합도 우리들의 법, 사용자와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회사내 노사관계의 법인  단체협약에 의해 전임자 임금이 지급되고 있고, 상급단체 채용직 간부들 임금은 우리 조합비로 해결한다.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로 해결하라고 하시는 국회의원분들 중 자기 임금을 후원비로 해결하시는 분들은 계신지? 전임자가 사장님이 주는 임금을 받으면 당당하지 못해서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떨어진다는 분들이 계신데, 혹시 자신이 어떤 한 분(?)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로봇이다 보니 우리 노동조합 전임자들도 똑같을 것이라 추측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현재 노동조합 전임자들은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통해 확보된 권리인 단체협약을 통해 임금이 지급되기에 사용자분들에게 코 걸려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하나도 없다. 정말 지금 전임자들이 회사로부터 월급 받아서 코 걸려 자주성이 떨어진다면 지금 당장 코 박고 자살이라도 하겠다. 지금은 바꼈지만 예전 국회의원님들은 임기 중 월말 2일이 포함되었다고 한 달 치 세비 모두 받은 적도 있는데 오히려 우리 노동조합은 그런 치사한 일은 절대 한 적이 없다.

 

이번에는 국회 교섭단체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 국회에는 국회의원 299명 중 20명만 모이면 교섭단체를 인정한다. 그런데 노동조합은 과반수를 점한 노동조합만 교섭권을 주시겠다고 한다. 노동3권 중 교섭권이 없으면 현행법상 단체행동권도 없다. 현행법에서는 교섭하다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노동위원회 조정을 받고 그 후 단체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정한다. <개콘> 행복전도사의 말을 빌리자.

 

"노동조합은 교섭권 다 있잖아요. 교섭권 없으면 노동조합이 아니잖아요, 그냥 친목모임이지... 교섭권이 없는 노동조합 정말 불행한 겁니다."

 

왜 국회는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9% 미만 국회의원만 모여도 교섭단체로 인정하는 것일까? 그 이유야 국회의원님들이 더 잘 알고 계실 터이고,

 

한나라당은 과반수 이상을 점한 노동조합에게만 교섭권을 주도록 하는 정부안처럼 머지않아 국회에서도 과반수 이상 국회의원이 모여야 교섭단체를 인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다.

 

그러면 국회! 볼만할 것이다. 우리는 그간 국회 운영을 통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미디어법, 금산분리 완화 과정에 한나라당이 절차도 어겨가면서 법이 통과되었다고 우기는데, 과반수 이상을 점한 한나라당이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 정도야 충분히 개정 통과시킬 것이고, 법 통과되면 공표도 되기 전에 시행하려고 할 것이고, 야당들은 원외 투쟁 선언하고, 불복종 운동하면서 국민들께 호소하러 다니고.... 지금 노동자들이 하는 행동과 실천을 야당들도 똑같이 하게 될 것이다. 지금 한국노총이 한나라당 점거하는 것은...??? 야당이 한나라당 점거는 못하겠구나..쩝..

 

내가 쓰고도 참 유치한 주장이다 싶다. 물론 노.사.정 6자회담에서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 상황이 반복될 때나 노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전제로 토론을 하자고 할 때, 대통령 의지는 정해져 있고 그것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 할 때 토론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토론은 어떤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를 명확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조선일보가 토론의 성격을 모를 리 없는 상황에서 노사정 대화를 폄하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또 노동조합 전임자 복수노조 문제가 노동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못마땅해 하는 조선일보가 자신들은 세금포탈로 조사 받을 때, 경품으로 독자 확보하는 것을 규제하려 할 때도 언론 탄압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던 것도 꼭 다시 상기시켜 주고 싶다.

 

부천에서 노동조합일을 하고 있는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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